서울지검 특수부 첫 여성검사 탄생

  • 입력 2004년 8월 12일 17시 36분


"남자 검사들이 들으면 좀 서운해 할지 모르지만 여성 검사라서 (수사도) 좀 더 섬세하게 하고 인간적인 배려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검사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고 싶어 하지만 철저하게 '금녀(禁女)지대'로 남아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첫 여성검사가 탄생했다.

16일로 예정된 서울중앙지검 검사 이동에서 특수부 배치가 확정된 이지원(李至媛·40·사법시험 39회) 공판2부 검사가 주인공.

이 검사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여성 검사도 이제는 다방면에서 봉사할 때가 됐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각종 대형 비리 사건을 다루는 검찰의 핵심 조직. 김진숙(金辰淑·40·사시 32회) 검사가 1999년 광주지검 특수부에 배치된 적이 있지만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지금껏 여성 검사에겐 굳게 닫혀 있었다. 전국 1480여명의 검사 중 여성 검사가 104명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 검사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33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경기 평택지청 재직 시엔 경미한 사건 피의자나 먼 곳에 있는 참고인에 대해선 굳이 소환하지 않고 컴퓨터 화상채팅이나 e메일 등을 통해 사건을 처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동료 검사는 "컴퓨터 활용능력뿐 아니라 수사 실력도 뛰어나다"고 전했다.

이 검사는 법무부 검찰4과장인 이영렬(李永烈·46·사시 28회) 검사의 친동생으로 보기 드문 '남매 검사'다. 남편은 함께 사시 준비를 하다가 이 검사 보다 1년 먼저 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 중인 남상철(南相喆·39) 변호사.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능력 뿐 아니라 인품 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는 검사 7명을 특수부 등 인지부서에 대거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수형기자 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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