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캐한 냄새로 숨쉬기가 곤란하고 눈이 따가워 공부를 해도 집중이 안돼요….”(고3 수험생)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과 옛 월배공업 지역에 인접한 월성동 대천동 장기동 용산동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밤마다 악취와 매연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이 지역은 현재 수천 가구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거나 들어설 예정인 대규모 신흥주거단지.
특히 악성 대기오염 물질 배출 업소들이 아직도 가동 중인 옛 월배공업 지역은 현재 대규모 주거단지로 개발되고 있어 이들 공해 업소의 이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집단 민원사태가 우려된다.
대구 달서구청에 따르면 대구 성서공단과 옛 월배공업 지역에는 현재 667개 대기오염 배출업체가 가동 중이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화학제품과 고무·플라스틱, 섬유·염색제조 업체 등으로 이 가운데 상당수가 야간에 다량의 매연을 배출하거나 조업 중 심한 악취와 매연을 유발하고 있다.
상반기 중 공단에서 배출되는 매연과 악취와 관련해 성서공단 및 월배지역 주민들이 구청 인터넷 홈페이지나 전화로 제기한 민원은 40여건.
주민들은 일부 업체들이 야간에 몰래 산업쓰레기를 태우거나 대기오염 방지 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고 불법조업을 하면서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달서구 대천동 E마트 부근에 살고 있는 주민 조정현씨(44)는 “두 달 전부터 밤만 되면 코를 찌르는 냄새와 함께 매연이 창문으로 날라 와 잠을 이룰 수가 없다”며서 “며칠 전 악취가 너무 심해 집 부근에 있는 공장에 가보니 무허가 업체인지 상호도 없었다”고 말했다.
월성동 주민 장봉태씨(55)는 “새벽마다 악취 때문에 눈을 뜨는 등 잠을 설친다”며 “수년전부터 달서구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악취와 매연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글이 오르고 있지만 전혀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할 달서구청은 자체 조사결과 공단과 부근 아파트 밀집지역 사이에 ‘완충 녹지’가 적어 바람의 방향에 따라 매연과 악취가 부근 아파트 단지로 쉽게 유입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구청 관계자는 “공단 부근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등 도시계획상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런 민원은 끊임없이 제기될 것 같다”며 “주민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야간에 대기오염물질 배출업소를 대상으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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