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는 이달 중순 나오는 계간지 ‘황해문화’ 가을호에 기고한 ‘풍수로 본 청와대 비극과 천도불가론’에서 “행정부만 옮기면 견제기능이 없으니 그를 수행할 수 있는 입법, 사법기관도 같이 옮겨야 된다는 정부의 논리는 명백한 천도이지 수도 이전이 아니다”며 “명칭이 분명해야 명분도 사는 법인데 이는 시작부터 이름값을 하지 못하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최씨가 꼽은 천도 불가 이유는 첫째, 역대 어느 정권보다 민족동질성 회복과 통일을 지향하며 외세의 간섭을 꺼리고 있는 집권 세력이 남쪽으로의 천도를 추구하는 것은 맞지 않고 둘째, 바다와의 인접성이 수도 입지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었음에도 내륙으로 가겠다는 절실한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으며 셋째, 수도뿐 아니라 도시를 건설할 때 용수 공급이 어떨지 따져 보는 게 최우선 요소인데도 충청권 금강은 수질이 악화일로에 있고 주변 목 축이기에도 부족한 형편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고구려와 백제가 남천을 거듭하다가 망국의 한을 남겼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곱씹어 볼 일이며 광해군이 정치적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들고 나왔던 교하(交河·현재 경기 파주시) 천도론이 자신과 추종세력의 안위만을 위한 계책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하고 “천도는 정치적 고려가 반드시 끼어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체제상 대기업들은 본사를 대통령과 가까이 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구 50만의 도시에 세계적 기업들이 본사를 둘 수 없으니 기업이 서울과 신수도 두 집 살림을 할 것이 뻔하며 신수도 위치가 고속철도와 고속도로가 지나는 곳이니 고위 공무원과 기업 임원들도 서울을 본가 삼아 출퇴근할 것이 자명하고, 풍수적으로도 그곳은 도시가 될 수 없는 성격의 땅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수도 이전 예정지(충남 공주-연기)가 풍수적으로 좋다는 주장이 있지만 풍수에도 땅이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용도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의 문제가 있다”며 “그곳은 도시가 될 수 없는 성격의 땅이었기에 지금까지 그런 용도로 사람들이 의지해 왔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풍수를 공부한 사람으로 왜 이런 일이 생기게 되었는지 고민해보니, 괜찮았던 사람도 청와대에만 들어가면 이해하기 힘들게 바뀌어 버리기 때문이다. 청와대 터에 문제가 있다”며 “역대 대통령들이 독선에 빠져 수많은 실수를 저지른 것이 밖에서는 왜소하고 안에서는 커 보이는 청와대 터와 무관하지 않으니 수도 이전보다 청와대 터를 먼저 일해재단 터(경기 성남시 수정구)로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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