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처음으로 실업자들이 주축이 된 노조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울산·전국 일반노동조합’(가칭 전국 실업자 노동조합) 김기붕(金基鵬·52) 사무처장은 “청년 실업에 대한 대책도 중요하지만 당장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중·장년 실업에 대한 대책마련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 노조는 퇴직자 등 실업자가 주축이 돼 고정급을 받지 못하는 일용직과 아르바이트생 등 27명을 조합원으로 10일 울산지방노동사무소에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처장은 “각종 사회단체에는 정부가 매년 보조금을 지원해주면서 실업자와 고정급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은 미미하다”며 “경제발전의 주역이던 중·장년층들이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게 만드는 것은 정부의 사회복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업자 노조 설립 인가가 나면 ‘사용자’인 정부를 상대로 실업자 지원을 촉구하기 위한 협상을 제안할 방침이다.
김처장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회사원인 기존 조합원의 권익향상에 주력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 단체에는 가입하지 않고 독자적인 노조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1980년부터 11년간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내 한국석유공사에 근무하면서 초대 노조위원장을 역임한 김 처장은 공사 측이 연고도 없는 곳으로 발령을 낸데 반발해 사표를 낸 뒤 지금까지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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