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강형욱 홍보주임은 “혹서로 동물 관리에 비상이 걸려 어느 해보다도 여름나기가 힘들었다”며 “다행히 사육사와 수의사들의 노력으로 동물들이 한 마리도 병에 걸리거나 죽지 않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름은 동물들이 식욕 부진과 운동 부족으로 기력이 떨어지는 데다 전염병 우려도 있어 동물원에 비상이 걸리는 시기. 특히 올해는 10년 만의 무더위가 찾아와 대공원측은 이달 초 ‘동물 일사병 주의보’까지 내려야 했다.
사육사들은 △먹이를 얼음 속에 얼려 넣어주거나(북극곰) △소방호스를 이용해 샤워를 시키고(코끼리) △체지방을 줄여 열이 쉽게 발산되도록 다이어트를 시키는(잔점박이물범)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차광막 설치, 백숙 등 보양식 제공은 기본이고 모든 동물에게 영양제를 줬다. 동물들도 힘들었다. 예를 들어 평소 철저한 계급 질서를 지켜 온 불곰들 사이에선 더위를 못 이긴 어린 불곰들이 물웅덩이 근처의 ‘명당’ 자리를 서열 높은 곰에게 뺏기지 않으려고 항명하는 ‘하극상’까지 생겼다. 관객도 줄었다. 대공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의 관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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