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자, 인체 면역세포 작용 체계 세계 첫 규명

  • 입력 2004년 8월 18일 18시 56분


한국 과학자가 인체의 면역세포가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원리를 처음으로 알아냈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암연구소(NCI)의 박정현(朴正昡·37) 박사는 18일 본보와의 국제전화를 통해 “인체 내 면역시스템에서 중추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 ‘T림프구’가 어떻게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항하는지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의 면역학 전문지 ‘이뮤니티(Immunity)’ 8월호에 실렸다.

체내에서 수많은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다양한 T림프구를 만들면 되지만 그 수는 제한돼 있어 문제였다. T림프구가 항상 주어진 수 안에서 어떻게 최대한의 다양성을 유지하는지가 10년간 풀리지 않는 비밀이었다. 박 박사는 T림프구가 생존을 위해 ‘인터류킨7’이라는 호르몬을 공급받기 위해 경쟁한다는 점에 주목했고, 쥐 실험에서 한번 인터류킨7을 수용한 T림프구는 나머지 인터류킨7을 다른 T림프구에 양보해 전체 T림프구의 다양성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박 박사는 “이번 연구는 면역계 질환인 백혈병이나 에이즈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환자를 치료한 뒤에 인터류킨7을 투여하면 T림프구의 면역시스템이 건강하게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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