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식중독에도 주의해야 한다. 외출한 뒤에는 반드시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하도록 시킨다.
방학 동안 불규칙하게 생활하던 아이가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당분간 방과 후에 이 학원, 저 학원 보내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갑자기 “엄마, 나 학교 안 갈래.”하고 투정을 부리면 어떻게해야 할지 난처하기 마련이다. 방학 때 신나게 놀다가 학교에 가는 것이 싫어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이런 투정이 반복된다면 “잠깐 그러고 말겠지”하고 생각해선 안 된다. 개학한 뒤 성적이 떨어지고 학습 의욕이 떨어지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부모가 특히 신경을 써야 할 대목을 정리해 본다.
▽불안해 하는 아이=“나 집에 없을 때 누가 엄마 해치면 어떡해?” “학교 가다가 나쁜 아저씨에게 끌려가서 엄마를 다시 못 만나면 어떡해?”
아이가 이런 핑계를 대며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행동은 정상적이지만 상황이 반복된다면 ‘분리불안장애’로 볼 수 있다.
멀쩡했던 아이가 개학날 아침 갑자기 “누구누구 다시 만나기 무서워요” “배가 아파요” “머리가 아파요”라고 응석을 부리기도 한다. 이른바 ‘등교거부 증후군’이다. 저학년 아이일수록 많다. 이 역시 분리불안 증세로 볼 수 있다.
머리카락을 자주 뽑는 아이도 있다. ‘풀링헤어(Pulling Hair)증후군’이다. 개학을 앞두고 스트레스로 인해 무의식중에 머리를 뜯으면서 불안과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다. “왜 그래. 하지 마”라며 무조건 혼내지 말고 따뜻한 말로 위로해줘야 한다.
분리불안장애는 초등학교 1∼3학년 100명 중 7, 8명에게서 나타난다. 형제 없이 자라면서 사회적 관계 맺기에 익숙하지 않아 발생한다. 떼를 쓰다가 심하면 복통, 두통,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럴 때 자녀가 안쓰럽다고 해서 “그래 오늘만 쉬자”고 해 버리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응석이 ‘먹히면’ 학교에 안 가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 “힘든 거 알지만 학교는 가야지. 가 보면 재미있을 거야”라며 따뜻하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게 좋다.
휴대전화를 건네주는 것도 방법. 수업시간에 교사에게 맡겼다가 아이가 불안 증세를 보일 때 짧게 통화하도록 한다. ‘유괴가 많다’는 등 아이들을 불안하게 할 수 있는 말은 피해야 한다.
▽우울증 아이=“난 뭘 해도 안 돼요.” “공부가 재미없어요.”
평소 밝던 아이가 개학을 앞두고 이런 말을 한다면 어린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부지런했던 아이가 방학숙제를 미뤄놓고 안 하려 할 때도 마찬가지다. 어린이 우울증은 초등학교 4∼6학년 100명 중 3, 4명에게서 나타난다. 어른과 달리 여자보다는 남자 어린이가 더 많다.
“공부할 의욕이 없다”고 말하는 아이의 심리를 분석해 보면 이는 부모에게 도움을 청하는 신호다. 그런데 부모가 “이제 곧 개학인데 어쩌려고 그러느냐”는 식으로 다그치면 아이는 낙담하고 간혹 반항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따라서 너무 잦은 질책은 금물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난 안돼”라며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 이때는 아이가 느끼는 어려움을 인정하고 부담을 덜어주도록 한다. “엄마랑 같이 조금이라도 해 보자”며 타이르도록 하자. 수영이나 등산 등 육체활동으로 기분 전환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그러나 너무 강요하면 역시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
우울증은 주기적인 양상을 보이므로 부모의 끈기와 애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부모가 함께 소아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을 반드시 받는 게 좋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김동수 교수)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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