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고심 판결은 내년 초에나 내려질 것으로 보여 경부고속철 2단계 공사 일정은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5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시민사회수석과 박선숙 환경부 차관은 청와대 앞에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여온 지율 스님을 만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문 수석은 또 “환경영향평가법 개정을 추진하겠지만 이번 경우에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사법부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지 공사를 중단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공사 중단을 환경단체의 ‘판정승’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율 스님을 지원해 온 ‘도롱뇽 소송 시민행동’은 “환경영향평가 재실시에 준하는 재조사를 하라는 것이 당초 요구”라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스님의 단식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 앞에서 57일째 단식 농성을 벌여온 지율 스님은 이날 오후 건강 악화를 우려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동국대 한방병원으로 옮겨졌다. 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공사가 산의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공사에 반대해 온 지율 스님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지난해 ‘천성산 도롱뇽’ 명의로 공사 착공 금지 가처분신청 소송을 냈으나 올해 4월 패소하자 부산고법에 항고했다.
대구에서 경주를 거쳐 부산으로 이어지는 경부고속철 2단계 공사는 현재 18개 공구 중 14개 공구에서 건설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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