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든 관광시설 중 상당수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적자 운영을 견디다 못해 문을 닫을 지경에 놓여 있는가 하면 단체장이 바뀌면서 건립이 백지화되거나 철거돼 예산만 낭비한 사례도 있다.
충북 옥천군이 옥천읍 장계리에 125억원(군비 25억원, 민간자본 100억원)을 들여 1992년 문을 연 장계국민관광지는 찾는 사람이 하루 평균 100여명에 불과할 정도다.
또 충북 제천시가 30여억원을 들여 금성면 성내리와 청풍면 물태리에 만든 방송사 촬영장도 한때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지만 드라마 촬영이 중단되면서 관리가 제대로 안돼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에서 1999년부터 5년간 개최됐던 ‘F3 국제자동차 대회’는 단체장이 바뀌면서 시설이 철거되게 됐다.
6·5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태호(金台鎬) 경남지사는 “선거공약과 지역 주민의 반발이 많다”는 이유로 대회를 폐지했다.
이로 인해 그동안 행사를 개최하는 데 든 비용은 물론 창원종합운동장 주변에 80여억원을 들여 건설한 경주장(서킷) 시설물 철거로 거액의 예산 낭비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 시설들은 대부분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철거비만도 2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충북 충주시가 ‘전국적인 무술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칠금동 17만m²의 터에 300억원을 들여 건립할 예정이던 ‘무술테마공원’ 조성사업도 최근 중단됐다.
전임 이시종 시장의 역점사업이었지만 6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한창희 시장이 “시민 공감대 조성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예산 집행을 보류시켰기 때문이다.
충북개발연구원 정삼철(鄭三哲) 연구위원은 “지자체들이 정밀한 수요예측과 마케팅 전략 없이 무조건 짓고 보자는 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런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자치단체의 관광사업도 철저한 분석과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