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박길상 인천연대 사무처장

  • 입력 2004년 8월 27일 21시 13분


인천 지역 지방의회들이 9월부터 후반기 의정활동에 들어가지만 의정활동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서구의회는 의장단 선출 문제로 의원들이 두 편으로 갈려 법정 소송까지 가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50일 넘게 항의농성을 하고 있으나 의원들은 철가면을 쓴 듯 외면하고 있다.

오죽하면 한 시민단체가 “서구의회가 7월 단 2분 동안 의원선서를 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한일 없이 의원 1인당 110만원의 의정활동비를 받아 1초당 1만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비난했을까.

이 의회는 4월에도 의장 선출과정에서 한 의원이 야구방망이를 휘둘러 물의를 일으켰다.

계양구의회 의장은 건축법 위반으로 서울 고등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지만 대법원에 상고해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또 한 의원은 부인을 상습 폭행해 구속됐다가 풀려났다.

연수구의회도 최근 후반기 의장을 뽑는 과정에서 한 의원이 심하게 맞아 병원에 입원했다. 꼴불견도 이 정도면 가히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의회의 수준과 자질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일부 시민들은 지방의회 무용론마저 주장한다. 주민을 대변하고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막아야할 의회가 진흙탕 싸움만 일삼고 있으니 오죽하겠는가.

그러나 직접 민주주의가 불가능한 현실에서 지방의회는 어찌 보면 ‘필요악’이다. ‘필요악’인 지방의회를 ‘필요선’으로 바꾸는 것이 시민의 할 일인 것 같다.

먼저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인물 됨됨이를 잘 판단해 투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자질 없는 의원은 언제든지 퇴출시킬 수 있는 주민소환제 도입이 시급하다. 적어도 유권자인 주민을 무서워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의장 선출방식도 바꿔야 한다. 지연과 학연 등으로 파벌을 형성하고, 공공연한 향응접대 와 금품이 오가는 등 돈 선거를 만들고 있다. 공개적인 입후보 과정, 자질과 공약을 검증하는 절차 등을 거치는 것도 잡음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언제쯤 ‘혈세 낭비 막은 지방의회 의미 있다’는 제목의 보도가 넘쳐날까.

pgs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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