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피해 소보원 호소 늘어…상반기 피해구제 22% 증가

  • 입력 2004년 8월 31일 17시 32분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에서 1997년 12월 고혈압 진단을 받고 2003년 3월까지 치료를 받은 K씨(56).

그는 장기간 고혈압 치료를 받으면 당연히 병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할 신장을 제대로 관리 받지 못해 만성신부전에 걸리고 급기야 지난해 7월 신장이식을 받아야 했다. 그는 병원측에 보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올 6월 한국소비자보호원에 피해를 접수해 2000만원의 보상을 받았다. 고혈압과 신장 질환은 연관성이 매우 커 병원측이 고혈압을 치료하면서 신장관리를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것을 병원측이 뒤늦게 인정한 것.

한국소비자보호원을 통한 의료 피해 상담 및 피해 구제가 크게 늘고 있다.

31일 소보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소보원을 통한 피해 구제 건수는 39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5%가 늘었다.

1999년 소보원이 의료 피해 상담 및 구제 업무를 시작한 후 상담 건수는 1999년 5694건에서 지난해 1만2822건으로 크게 늘었다. 손해배상이나 치료비 환불 등 환자가 제기한 민원이 해소된 ‘피해 구제’ 건수도 1999년 273건에서 지난해 661건으로 늘어났다.

소보원의 이성식(李聖植) 의료팀장은 “소보원은 병원 의원 한의원 약국 등 모든 의료기관을 이용하다 생긴 피해 사례를 접수해 해결해 주고 있다”며 “양측의 의견을 들어 타협을 이끌어 내도록 하지만 타협하지 않으면 소보원 내 의료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보원 내 조정위는 의료 분쟁이 났을 때 재판 전에 조정을 하는 국내 유일한 기관이다.

한편 소보원을 통한 의료 피해 상담 및 구제가 늘고 있으나 상담 신청 건수 대비 구제율이 너무 낮은 것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인력 부족으로 접수된 후에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어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소보원측은 밝혔다. 의료 피해 상담 및 구제를 맡고 있는 소보원 의료팀은 팀장 포함 5명에 불과해 상담 건수 대비 구제 건수의 비율이 5%가량에 머물고 있다. 소보원 의료 피해 상담 전화 02-3460-3000, 팩스 02-529-0408, 홈페이지 www.cpb.or.kr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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