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풀릴 때까지…분양권전매 수요 기대 분양연기

  • 입력 2004년 9월 2일 18시 48분


정부가 수도권과 충청권을 제외한 곳에서 투기과열지구를 곧 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에서 분양이 잇따라 늦춰지고 있다.

업체들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돼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있을 때 분양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분양이 연기된 아파트는 주로 부산, 대구 등 광역시에 몰려 있다. 이들 지역에서 9월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대부분 10월 이후로 분양 시기가 미뤄졌다.

SK건설이 이달 부산 용호동에 공급할 예정이던 ‘오륙도 SK뷰’ 아파트는 10월로 분양이 연기됐다.

롯데건설도 부산 다대동 ‘몰운대 1차’ 아파트의 분양시기를 9월에서 10월 이후로 미룰 계획이다. 벽산건설도 부산 구서동, 청룡동 등의 아파트 분양 일정을 11월 이후로 연기했다.

대우건설은 부산 거제동에서 9월 선보일 예정이던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을 미뤘으며 삼성물산도 대구 달성군 화원읍 삼성래미안 아파트의 분양시기를 9월에서 10월로 연기했다.

분양 연기의 계기가 된 것은 최근 건설교통부가 “9월 한 달 동안 시장상황을 보고 주택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것.

S건설 분양 담당자는 “정부가 10월경 지방 대도시의 투기과열지구 규제를 풀 것이 거의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있는지는 분양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해제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분양시장 회복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바로 분양시장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있는 반면,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전체적인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 분양권 전매를 노린 수요가 대거 분양시장에 뛰어들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투기과열지구가 풀리더라도 분양권 매매 차익을 노린 청약은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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