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초등학교 3학년생 아들이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울면서 집에 들어왔다. 장난감 총알인 비비탄에 얼굴을 맞았다는 것이다. 비비탄을 쏜 학생을 아파트 놀이터에서 찾았다. 초등학교 4학년생이었다. 왜 위험하게 사람 얼굴을 향해 비비탄을 쐈느냐고 질책했더니 그 아이는 “얘가 건방져서…”라고 태연하게 대답했다.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다른 아이들 말을 들어보니, 그 학생이 쏜 비비탄에 여럿이 다쳤다고 한다. 아이 집에 전화했더니 부모 대신 딸이 전화를 받아 “엄마가 주무시는데 깨워도 안 일어난다”고 한다. 그냥 넘어가면 또 다른 학생들이 다치겠다 싶어 경각심을 주기 위해 112에 신고했다. 그러나 출동한 경찰관의 태도 또한 실망스러웠다. 자초지종을 다 듣고 난 경찰관이 하는 말이 “14세 미만은 처벌할 수 없다”였다. 위험한 장난감 총을 함부로 쏴대는 그 아이가 듣는 앞에서 말이다. 결국 그 아이에게 ‘나는 14세 미만이므로 어떤 행동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생각만 각인시켜 준 셈이 됐다. 문제 학생은 요즘도 비비탄 총을 들고 아파트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닌다. 부모가 이를 방치하고, 사회도 나무라지 않으니 그 아이의 장래는 어떻게 되며, 다른 아이의 피해는 누가 감당할 것인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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