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군 대의면 하촌리 ‘청년 이장’ 김용석씨(46)는 3일 “60가구 주민 120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100명을 넘는다”고 말했다.
20개 자연마을에 1300명의 주민이 사는 대의면의 경우 지난해 출생신고는 2건뿐이었다. 올해는 8명이 출생신고를 했지만 일본 등 해외에 체류 중인 사람들의 아이를 빼면 3명에 불과하다.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고 농촌에 노인들만 남은 이후의 출산율 급락을 잘 보여 주는 사례다.
경남도 조사결과 도내 20개 시군 가운데 의령 남해 산청 함양 합천 등 5개 군의 54개 면지역은 지난해 출생신고 기준 출산율이 한 달 이상 ‘0’을 기록했다. 이들 자치단체는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곳.
의령군 화정면 유곡면, 남해군 상주면, 산청군 오부면 생초면 삼장면 등 6개 면은 지난해 아홉 달동안 출생신고가 한 건도 없었다. 또 의령군 칠곡면 정곡면 궁류면, 함양군 유림면, 합천군 쌍백면은 여덟 달 동안 출생신고 제로였다.
출생신고가 있어봐야 농촌지역 면단위의 연간 신생아 수는 2∼8명 안팎인 곳이 수두룩하다. 그나마 자치단체의 ‘인구 불리기’ 시책에 따라 주민등록만 농촌에 두고 인근 도시에서 거주하는 공무원과 기관 단체의 직원이 상당수여서 허수(虛數)도 많다.
한때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격려금 및 경품을 지급하던 경남지역 자치단체들은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이를 대부분 폐지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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