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난치병]<2부>어떻게 치료하나…⑤근이영양증

  • 입력 2004년 9월 5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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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근이영양증 환자들이 서울 어린이대공원 나들이를 나갔다. 이 병은 합병증 관리를 잘 하면 성인이 될 때까지 삶을 연장할 수 있다. -사진제공 근보회
5월 근이영양증 환자들이 서울 어린이대공원 나들이를 나갔다. 이 병은 합병증 관리를 잘 하면 성인이 될 때까지 삶을 연장할 수 있다. -사진제공 근보회
근이영양증 환자 가족 모임인 ‘근보회’ 회장 주유희씨는 2년 전 큰 아들을 잃었다.

어렸을 때 아이가 자주 넘어지고 계단 오르는 것을 힘들어 해 “발육부진인가”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7세 때 근이영양증 진단을 받았다.

큰 아이는 20년 넘게 병과 싸웠지만 30세 되던 해 합병증인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주씨의 둘째 아들 역시 근이영양증 환자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다. 그러나 마음고생은 심했다. 난치병이란 이유로 대학 면접기회를 박탈당한 적도 있었다.

▽근이영양증이란=근육을 유지하는 단백질의 결핍으로 근력이 떨어지다 결국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병이다. ‘근디스트로피’라고도 한다. 남자에서 많이 발생하며 신생아 3300∼3500명에 1명꼴로 발생한다.

이 병은 관리를 잘 하면 30세 이후까지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폐렴, 심장마비, 호흡곤란 등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병의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전자 이상으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20여 종류가 있으며 가장 흔한 것은 듀센형과 베커형 등 2종류다. 듀센형이 9 대 1 정도로 많은 편.

듀센형은 3∼4세에 주로 발생한다. 10세 쯤 되면 휠체어에 의존하고 15세 정도면 누워 지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지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병의 진행 속도가 빨라 합병증 발생시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20세 이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베커형은 6∼19세에 병이 발생하고 듀센형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리다.

▽어떻게 치료하나=아직 치료제는 개발돼 있지 않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보통 근육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최근에는 가정용 인공호흡기 등 보조기기의 발전으로 합병증을 줄여 환자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 적은 양의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했을 때 10∼20% 정도의 환자는 병의 진전이 완화되는 효과를 보인다.

근력을 강화해 관절이 굳는 것을 막는 재활요법도 병행한다. 또 오랫동안 걷게 하고 심호흡 운동을 시키는 호흡재활치료도 한다.

환자들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 주도하에 대학과 민간기업이 참여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소아과 채종희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다음 주제는 ‘척수수막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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