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 의한 에이즈 확산 비상

  • 입력 2004년 9월 6일 02시 08분


에이즈에 걸린 국내 거주 외국인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와 법무부가 5일 한나라당 김재경(金在庚)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에이즈 감염 사실이 확인된 주한 외국인은 122명이다.

이는 정부가 외국인의 에이즈 감염 실태를 관리하기 시작한 1985년부터 지금까지 19년 동안 파악한 외국인 감염자 427명의 28.6%에 이른다. 2002년과 지난해 에이즈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외국인은 각각 59명에 불과했다.

법무부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에이즈 감염 사실이 확인된 외국인 253명 중 219명을 강제 출국시켰다. 강제 추방자 중엔 아프리카 한 나라의 주한 대사관 영사 1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출국하지 않은 나머지 34명 중 18명은 사망했거나 국내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16명은 소재 파악이 안 돼 사실상 방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서 외국인에 의한 에이즈의 기하급수적 확산이 우려된다”며 “정부는 감염 여부 조사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는 주한 외국공관의 직원들을 상대로 감염 여부를 정기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체류기간이 4년 미만인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해 합법화 조치가 취해진 뒤 자진 신고한 불법체류자 18만여명 중 8만여명이 건강검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아직까지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10만여명과 자진 신고를 하지 않은 불법체류자 17만여명(추정)을 감안하면 실제 외국인 에이즈 감염자는 당국이 확인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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