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왜 하필 공장 옆에 학교짓나요”

  • 입력 2004년 9월 6일 21시 11분


“택지개발지구내에 빈 땅이 수없이 많은데. 왜 학교를 굳이 공장 바로 옆에 집중 배치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인천 남동구 논현2지구에 들어설 초중고교 가운데 4곳의 예정부지가 남동공단 바로 옆으로 결정돼 입주 예정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인천 동부교육청 초등학교 운영위원장협의회와 학부모 등 445명은 최근 논현2지구 학교 설립계획안을 백지화해달라고 요구하는 청원서를 인천시교육청에 냈다고 6일 밝혔다.

학교설립계획안에 따르면 이 택지개발지구에 들어설 교육기관 19곳 가운데 2007년 문을 열 예정인 유치원과 초중고교 등 모두 4곳이 남동공단 경계와 70m 거리 이내인 1블록에 배치돼 있다. 다른 15개의 학교는 2∼14블록에 1, 2개교씩 골고루 나눠 배치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유독 공단과 가까운 1블록에만 학교 4곳을 집중 배치한 것은 남들이 다 싫어하는 위치이니 가장 힘없는 학교를 몰아 넣겠다는 의도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청원서에서 “논현2지구는 2000년 환경부가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에서 ‘남동공단에서 배출되는 각종 대기오염물질 등으로 인해 택지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다가 협의를 거쳐 다시 사업이 추진되는 곳”이라며 “학생들이 대기오염 환경피해를 입지 않도록 학교 위치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는 공장에서 가까운 곳에 교육시설을 짓지 않도록 규정한 ‘인천시 도시시설 규칙’을 어긴 것”이라며 “시 교육청과 사업시행자인 주택공사는 즉각 사업계획을 철회하고 택지지구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청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자녀들의 등교거부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시와 주공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서 학부모들의 요구사항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남동구 논현동과 고잔동 일대 77만여평에 조성되는 논현2지구에는 2006년까지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1만8901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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