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회사 협박 조폭 구속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한명관 부장검사)는 화장품 판매회사인 H사에 방문판매사원으로 취업한 뒤 "회사 비리를 폭로하고 퇴직 직원들을 동원해 회사 앞에서 농성하겠다"며 영업피해 배상금 명목으로 40억원을 요구, 3억원을 받은 혐의(공갈 등)로 폭력조직 OB파 고문 이모씨(57)를 최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2월 H사에 입사한 뒤 7월 회장 강모씨 등에게 "변호사비가 필요한데 4000만원을 달라", "내 실적으로 회사 판매액이 2배로 신장됐으니 40억원을 달라"며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는 등 협박한 혐의다.

이씨는 회사 임직원들을 방문판매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사실을 알리며 "피해자 1000명과 함께 회사 앞에서 농성하겠다"고 협박하다 회사측에서 맞고소하자 "3억원만 주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며 3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H사에 입사한 직후인 작년 2-3월 영업실적 1위를 기록하며 최우수 영업사원으로 뽑히기도 했으나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물건을 사재기했다 손해를 보자 반품을 요구하며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씨는 신입사원 소감 발표회에서 "나는 조직 폭력 3대 패밀리의 대부이다"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고, 이 회사 강회장에게 "내 얘기를 하면 대한민국 칼잡이가 벌벌 떤다"고 겁을 주기도 했다.

이씨는 1988년 부산의 사업가 송모씨를 납치해 시가 100억원 상당의 토지에 대한 양도각서를 강제로 받아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90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이후 별다른 전과없이 '조용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씨와 함께 H사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전 직원들은 "이씨는 실적이 좋으면 승진시켜 주겠다는 회사의 말에 속아 과도한 사재기를 하다 피해를 본 피해자 중의 한명"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검찰과의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