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달성습지를 생태천국으로 만든다”

  • 입력 2004년 9월 8일 21시 15분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대구 달성군 화원읍 달성습지.

대구시는 2007년까지 75억원을 들여 달성습지(60만m²)의 자연생태를 복원할 계획이다.

달성습지는 20여년 전까지 ‘습지생물의 천국’이었으나 그동안 공장이 들어서고 개발이 되면서 망가졌다.

습지 복원이 이처럼 대규모로 추진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부에서 모험이라는 지적까지 제기된 가운데 달성습지 생태복원이 시도된 것은 물의 흐름과 지형분석 등에 관한 첨단기술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 기술을 개발하고 달성습지에 처음 적용한 것은 경북 경산의 경동정보대 하천환경종합기술연구소 박기호(朴埼鎬·42·토목공학과 교수), 서진국(徐鎭國·40·〃〃), 서성탁(徐聖卓·37·연구원) 박사 등 3명.

이 연구소를 이끄는 박 교수는 1993년 영남대에서 토목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일본의 쿠슈(九州)대학에서 하천관리에 관한 연구로 다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 때부터 하천을 홍수조절 같은 기능뿐 아니라 환경생태 차원에서 보는 눈이 떠졌다”고 말했다.

박 교수팀은 공학기술을 하천생태 복원에 응용하는 연구에 몰두해 하천 구조물 해석과 위성을 이용한 지형분석 등에 관한 새로운 기술을 잇달아 개발했다. 팀은 이 기술을 대구 신천을 비롯해 지역 곳곳의 하천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천의 물 흐름이 불규칙한 지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술은 이 연구소가 국내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에는 일본 도쿄(東京)의 하천설계 전문회사인 일본건설기술연구소에 이 기술을 처음으로 수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1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한·중 첨단기술 교역상담회에서 경북도, 경북테크노파크 등과 함께 참가해 하천생태 복원기술 이전계약을 중국 정부와 체결한다.

달성습지 생태복원사업 모니터링 위원장을 맡은 박 교수는 “하천생태 복원기술 분야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 하천생태 복원에 주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하천이 살아나려면 고도의 기술과 함께 시민들의 관심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대구지역 교사와 학생 등 1000여명과 함께 ‘안심습지 생태관찰 학교’를 열기도 했다.

작은 연구소에서 밤낮 없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이들은 앞으로 지구촌의 하천생태를 되살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에 선보이는 꿈을 꾸고 있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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