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에서 내놓은 수 백억원 규모의 지역발전 기금이 풀리면서 부동산경기가 급상승하고, 섬사람들의 생활이 어느 때 보다 풍요로워 졌다.
하지만 건축 열풍으로 모텔이 난립하고 난개발 조짐이 일고 있으며, 대기오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풍요의 섬=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은 1998년부터 각각 용량 80만kW인 1, 2호기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지역발전 특별지원자금 285억원을 내놓았다. 또 매년 25억∼30억원씩의 일반지원자금이 풀리고 있다.
이로 인해 영흥도에서는 각 마을마다 복지관이 새로 지어지고 도로와 상수도 신설공사가 한창이다.
농민을 위한 비닐하우스 1000개가 무상으로 설치됐고 선착장 보수, 수산물 직판장 등의 어민 지원사업도 이뤄졌다.
또 학자금이 전문대와 대학생까지 지원되고 있고 주민 누구나 종합건강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덕분에 주민 7명이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
주민들은 “인근 대부도에 비해 발전이 10년 뒤졌었지만 이젠 10년을 앞서게 됐다”고 자랑하고 있다.
▽개발의 이면= 8일 영흥도에 들어서자 곳곳에 벌겋게 파헤쳐진 땅이 눈을 아프게 했다. 모텔을 짓기 위해 땅만 파놓은 상태인 것.
‘돈 풍년’으로 건축이 활발해지고, 연륙교 완공(2001년)으로 관광객이 늘면서 영흥도에선 2001년말까지 숙박업소 건축 허가만도 50여건이 났다, 이중 20여건은 이처럼 터만 닦아 놓아 놓은 상태.
모텔 허가를 더 이상 내주지 않자 최근엔 다가구주택으로 허가를 받아 편법으로 숙박사업을 하는 곳도 늘고 있다. 모텔 이외에도 최근 2년간 음식점 220개, 다가구주택 20개 등이 새로 들어섰다.
영흥면사무소 문무성 총무팀장은 “다가구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짓기 위해 매달 10여건 이상의 농지전용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인구 급증에 따른 지하수 고갈에다, 건축 민원도 잦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건물과 사람이 늘어나니, 다툼이 잦아지고 인심도 사나워지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8월초부터 1호기 발전소의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오염물질 배출 논란도 일고 있다. 2호기는 12월 준공되며 3, 4호기도 곧 착공될 예정이다.
특히 1호기의 오염물질이 발전소와 인천시 사이에 맺은 협정기준치를 초과해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황산화물(SOx)이 6회, 질산화물(NOx)이 6회, 미세먼지는 1회씩 협정기준치 보다 높게 배출됐다. 지난달 24일에는 환경기준치 마저 초과하는 황산화물이 24시간동안 배출돼 벌금 등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인천시 환경보전과 박홍순씨는 “발전시설 조작이 아직 미숙한데다 오염저감 설비가 정상 작동되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협정치 위반시 조업중지 등의 강제조항을 담은 협정서를 새로 체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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