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 잡이 어민들의 얼굴은 요즘 활짝 펴졌다. 8일 현지 어민들과 수협 등에 따르면 국내 최대의 대하 집산지인 태안군 안면읍 안면수협 백사장위판장에 반입되는 대하는 하루 평균 600kg으로 지난해 이맘때의 390kg에 비해 53.8%나 늘었다. 지난해부터 산란기 대하 어획에 대한 행정기관의 단속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태안군과 지역어민들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치어방류사업이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어획량이 늘면서 값은 다소 떨어졌다. 위판장 낙찰가가 지난해 이맘 때 kg당 2만6000원에 비해 11.5% 하락한 2만3000원에 형성되고 있다.
반면 꽃게 잡이 어민들은 울상이다. 요즘 태안군 근흥면 안흥위판장에 반입되는 꽃게는 하루 평균 400kg으로 지난해 이맘 때 500kg에 비해 20%나 감소했다.
안흥위판장으로 들어오는 꽃게는 그물로 잡은 것으로 태안반도와 인근 꽃게 어획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통발 어업도 신통치 않다. 통발을 이용해 꽃게를 잡는 태안군 소원면 모항항 어민들의 경우 꽃게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최근 꽃게통발을 수거하고 대신 붕장어 및 놀래미 통발을 설치하는 등 포획 어종을 바꾸고 있다.
어민들은 “1일 꽃게 금어기가 풀리자마자 큰 기대감으로 통발을 설치했지만 헛수고였다”며 “붕장어와 놀래미 잡이 등에서나마 만회를 해야 할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산수협 관계자는 “일부 어민들 사이에서는 꽃게 흉어가 올해를 비롯해 수년간 계속되자 이제 꽃게 잡이 호시절은 끝난 것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온다”며 “꽃게 어업도 치어 방류 등의 대책이 점차 필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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