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날치기범 검거중 실탄발사…서울도심 탕…탕…탕

  • 입력 2004년 9월 9일 01시 23분


2명의 경찰관이 2인조 날치기 용의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실탄과 공포탄이 발사돼 경찰관 1명과 용의자 1명이 총상을 입었다.

8일 오후 1시20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우리은행 서여의도지점 앞길에서 오토바이를 탄 김모씨(26)와 권모씨(22)가 현금 100만원을 인출해 나오던 이모씨(24·여)의 현금 봉투를 낚아채 달아났다.

이들은 렉싱톤호텔(옛 맨하탄호텔) 뒤쪽에서 서강대교 북단으로 빠져나가 150m쯤 달아나다 오후 1시반경 서강 LG아파트 앞길에서 비명을 듣고 뒤쫓아 온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 소속 박모 경사(45)와 고모 순경(30)에게 제지당하자 흉기를 휘두르며 격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박 경사는 김씨가 휘두른 30cm 길이의 흉기에 엄지손가락이 일부 잘리는 중상을 입었다. 또 김씨는 권씨와 합세해 고 순경의 허리 부위를 흉기로 찌른 뒤 권총을 빼앗아 박 경사를 겨눴다. 하지만 안전장치가 잠겨 있어 총이 발사되지 않았고, 고 순경이 권총을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김씨가 공포탄 1발과 실탄 1발을 발사해 고 순경의 오른쪽 엉덩이를 관통했다.

이어 김씨가 황급히 달아나려 하자 박 경사는 실탄 4발을 발사해 2발은 김씨의 왼쪽 허벅지와 왼팔을 관통했고 다른 2발은 왼쪽 무릎과 오른팔을 스쳤다.

김씨를 스친 총알 중 1발은 강변북로를 타고 용산 쪽으로 가던 지모씨(45)의 갤로퍼 승용차 삼각창을 뚫고 조수석 천장에 박혔다. 긴박했던 총격전은 현장을 지나던 시민들이 차에서 내려 경찰과 함께 용의자들을 제압하면서 끝났다.

격투 과정에서 엄지손가락 일부가 잘려 나간 박 경사는 곧바로 여의도성모병원으로 후송돼 봉합수술을 받았고, 총상을 입은 고 순경과 김씨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경찰은 이들이 특수강도 등 다수의 전과가 있다고 밝혔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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