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오진 유방 절제… 2억3000만원 배상판결

의료진의 어이없는 오진으로 한쪽 유방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40대 여성이 병원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2억3000만원의 배상판결을 받았다.

부산 남구 대연동 김모씨(40·여)는 2002년 5월 샤워를 하다 오른쪽 겨드랑이에 멍울이 잡히는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부산 서구 모병원을 찾았다.

김씨를 진단한 의료진은 ‘전이성 암’이라는 소견을 내고 유방에 병소(病巢)가 있을 것으로 판단, 정밀검사를 실시했지만 암세포를 발견하지 못하자 ‘잠복성 유방암’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김씨의 오른쪽 유방을 들어내는 수술을 했으나 적출물 검사 결과 잠복성 유방암이 아니라 중년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섬유낭성질환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병원을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재판부는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부산지법 민사7부(재판장 황종국·黃宗國)는 8일 “잠복성 유방암이 희귀한데도 이를 무시하고 일부 검사결과만으로 유방암으로 단정해 절제수술을 한 것은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큰 수술과 같은 원상회복 불능의 의료행위를 하는 의사에게는 통상인에게 요구되는 주의 정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고도의 주의 의무가 법률적으로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