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부터 광어, 도미, 전복 등을 키워 온 김씨는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홍(紅)해삼 양식기술을 개발했다. 이런 공로로 그는 9일 전남지역 양식 어업인 가운데 처음으로 국립수산과학원으로부터 ‘명예연구원’으로 위촉되는 영예를 안았다.
해삼은 청(靑)해삼과 홍해삼으로 나뉘는데 연안에서 잡히는 청해삼은 몇 년 전 양식기술이 개발됐으나 먼 바다에서 자라는 홍해삼은 인공 종묘를 생산하지 못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로부터 장비를 빌려 홍해삼 양식기술 개발에 매달린 김씨는 온도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거나 먹이량을 조절하지 못해 해삼을 폐사시키는 일이 다반사였다. 연구에 매달린 지 1년여 만에 그는 ‘해수 수온자극법’이란 기술로 홍해삼을 산란시키는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해삼의 80%가 수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량 생산의 길이 트여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 한 몫을 하게 됐습니다.”
그는 홍해삼을 연구하면서 해삼과 전복을 함께 키우면 이점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미역이나 다시마를 먹고 자라는 전복의 배설물이 해삼에겐 좋은 먹이가 돼 해삼의 먹이를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없고 양식장 수질까지 정화돼 친환경 양식을 할 수 있다는 것.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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