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2시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이 문제에 대한 공개변론에서 검찰과 변호인간에 팽팽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번 공개변론은 기존 판례를 재점검하자는 취지. 쟁점은 검찰이 피의자의 자백을 받아 신문조서를 작성하고 피의자가 이를 확인한 뒤 이름을 쓰고 손도장을 찍었는데, 기소된 피고인이 법정에서 “서명 날인은 내 것이 맞지만 조서는 검사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할 경우 피의자의 자백진위를 어떻게 볼 것인가였다.
현재 대법원 판례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부인하더라도 대체적으로 조서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추정한다.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312조 1항을 인용하고 있는 것.
변호인단은 자백의존 수사를 막고 법정에서 제시된 증거와 진술을 중심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공판 중심주의’로 가기 위해서는 대법원 판례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훈(金宗勳) 변호사는 “기존 대법원의 판례는 부당한 수사관행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고, 김호철(金鎬喆) 변호사는 “검사가 자백을 받아내는 데에만 힘을 쏟고 있어 ‘조서를 꾸민다’란 표현이 쓰이고 있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검찰측 김태현(金泰賢)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은 2000년 이후 6건에 불과하며 국가가 패소한 사건은 한 건도 없다”면서 “이는 검찰이 피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또 김 부장은 “만약 대법원 판례를 변경하면 피고인은 ‘밑져봐야 본전’이란 식으로 검찰에서 한 진술을 재판정에서 마구 바꿀 것”이라며 “인권보장, 실체적 진실 발견, 신속한 재판 등 다양한 이익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존 판례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변호인과 검찰의 주장을 검토한 뒤 추후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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