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경찰청은 토익 성적증명서 원본 용지를 훔쳐 시험성적을 위조한 뒤 대학원생과 구직자 등에게 판매한 혐의로 16일 국내 토익 주관사인 K재단 전 직원 강모씨(28)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위조된 토익 성적증명서를 구입한 부산 D대 대학원생 박모씨(26)를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서울 J대 대학원생 김모씨(28·여) 등 9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7월 K재단을 퇴사하면서 토익 성적증명서 원본 용지 70장을 훔친 뒤 ‘토익 성적증명서를 고득점으로 위조해 주겠다’고 인터넷에 광고해 10명에게서 의뢰를 받아 이 중 6건을 위조해 주고 건당 30만∼40만원씩 모두 210만원을 받은 혐의다.
또 강씨는 수차례에 걸쳐 자신이 감독관으로 파견된 토익시험장에서 회수한 뒤 폐기처분해야 하는 토익문제지 24종류를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대학원생 박씨는 졸업 가능 점수인 720점으로 성적을 위조해 학교에 제출하려 했으며, 김씨도 대학원 졸업과 취업을 위해 915점으로 성적증명서를 위조해 이미 학교측에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강씨의 계좌에 억대의 돈이 입출금된 점으로 미뤄 문제지를 학원 등에 팔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토익은 미국교육평가원(ETS)이 시행하는 영어능력평가시험으로 국내에서는 K재단이 이를 대행해 왔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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