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先도로연결-後우회도로’ 중재案 거부

  • 입력 2004년 9월 17일 18시 23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과 용인시 죽전동 주민들간에 벌어지고 있는 ‘7m 도로 분쟁’과 관련, 건설교통부가 일단 도로를 연결한 뒤 대체도로를 신설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내놓았으나 성남시가 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두 지역 주민간, 지방자치단체간의 반목과 대립이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16일 오후 경기도와 성남시, 용인시,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도로분쟁협의회에서 건교부가 내놓은 중재안의 핵심은 미개통 7m 구간을 연결해 분당∼죽전 도로를 정상화하라는 것. 사실상 죽전 주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건교부는 대신 구미동 대림아파트에서 LG아파트로 이어진 무지개길에서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을 신설해 교통량을 분산시키고 풍덕천사거리에서 분당∼수서 고속화도로를 연결해주는 도로를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17일 “대체도로를 먼저 만든 뒤 도로 연결을 검토하자는 성남시의 요구가 건교부 중재안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도로 연결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용인시와 토공은 건교부의 중재안을 환영하면서 중재안에 대해 ‘대법원의 판결’과 같은 강제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공 관계자는 “건교부가 중재안을 공식으로 통보해오면 이를 근거로 도로 연결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라며 “이틀이면 공사가 끝나 추석 전에 분당∼죽전 도로가 개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교부와 경기도는 중재안이 법적 강제성을 갖지는 못한다고 인정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건교부의 중재안을 존중한다는 것이 도의 공식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수도 없지 않느냐”며 “지자체간, 주민간 분쟁을 조정할 마땅한 기구나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근본 문제”라고 말했다.

:7m 도로 분쟁:한국토지공사는 6월말 시작된 죽전지구(1만8500가구)의 입주를 앞두고 분당∼죽전 도로 280m 구간을 완전 개통하려 했다. 그러나 분당구 구미동 주민들은 도로가 연결되면 서울과 죽전지구를 오가는 차량들이 구미동을 통과하게 돼 주거 여건이 크게 악화된다며 미개통 구간 7m에 대한 공사를 가로막고 공사현장에서 100일 가까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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