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막을 올린 2004 정기 연고전에서 고려대 응원을 이끈 김나영씨(22·간호학과 4년). 그는 고려대 응원단 37년 사상 첫 여성응원단장이다.
김씨는 이날 전통가요를 현대적인 랩으로 바꾼 응원가를 비롯해 10여개의 새 곡에 맞춰 여성적 섬세함이 가미된 응원의 진수를 펼쳐 보였다.
“남녀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차별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그는 “여자도 응원단장이 돼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고려대 응원단에 대한 열정이 응원단장에 나서도록 한 가장 큰 힘이었다”고 밝혔다.
1학년 때부터 응원단 활동을 해 온 그는 지난해 정기전에서 학생들의 응원열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맨발로 단상에 뛰어 올라갔을 정도로 열혈파. 100명이 넘는 대규모 응원단의 첫 여성 단장이 된 그는 선후배의 위계질서를 따지기보다는 후배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했다. 이 바람에 응원단 분위기가 한결 화기애애해졌다는 것.
남자 단장보다 힘이 없어 보인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체력훈련도 꾸준히 했다. 6월부터 이번 정기전을 대비해 연습을 시작했고 7월 동해안 합숙훈련 때는 설악산 등반과 18km 달리기 등으로 힘을 비축했다.
“사회와 민족을 위한 마음을 다지는 고려대와 연세대 정기전의 뜻이 되살아나 양교뿐 아니라 다른 대학 학생과 일반시민들로부터도 사랑받는 대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씨는 정기전 마지막 날인 18일엔 ‘특별기획응원’을 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물론 내용은 아직 비밀이라고.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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