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뱀에 물려 병원가면 郡에서 치료비 내줘

  • 입력 2004년 9월 17일 20시 53분


경남 거창군 고제면 궁항리 김농부씨(56)는 2005년 8월 자신의 밭에서 고추를 따다 독사에 발목을 물린다. 김씨는 일주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하지만 치료비 15만원은 김씨가 아니라 거창군이 부담한다.

거창군의회가 전국 처음으로 만든 ‘거창군 야생동물 등에 의한 피해보상 조례’ 덕분이다.

거창군의회 이현영(李鉉英) 의원 등 8명은 최근 ‘거창군 야생동물 등에 의한 피해보상 조례안’을 만들어 산업건설위원회 심의를 거쳤으며 20일 본회의에 상정키로 했다.

이 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시행되며, 거창군에 주소를 둔 농민이 농업생산활동을 하면서 야생동물로부터 입은 신체피해에 대해 보상한다. 야생동물은 멧돼지 등 야생포유류와 독사 등 뱀을 포함한다.

보상금은 치료비의 경우 최대 500만원까지, 사망자는 노동력 등을 감안해 최대 1000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다.

그러나 농민이 산림작물 채취를 위해 산에 들어갔다가 야생동물로부터 피해를 당하거나 수렵, 등산 중에 발생한 피해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거창군의 경우 지난해에는 멧돼지에 의한 농민피해가 있었고 독사에 물려 치료를 받는 농민은 연간 30여명에 이른다.

한편 강원과 경북, 전북 등지의 일부 기초자치단체는 야생조수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보상하는 조례를 만들어 시행 중이다.

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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