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 먹다 뇌경색’이라니, 지나친 비약 아닐까. 그러나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키다가 숨길이 막히는 사고는 의외로 자주 일어난다. 어린이는 땅콩을 먹다가도 기도가 막힐 수 있다.
기도가 막혀 호흡과 심장박동이 멈추고 4분 이상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면 뇌세포가 죽는다. 일단 죽은 뇌세포는 재생되지 않는다. 호흡정지 상태가 20분을 넘기면 회복이 어렵고 의식을 찾더라도 정상적인 생활을 기대할 수 없다.
음식물이 목에 걸렸을 때 말과 기침을 한다면 기도가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가볍게 등을 두드려주면서 음식물을 뱉어내도록 돕는다. 누운 자세는 호흡에 불리하므로 의자에 앉도록 한다.
음식물 덩어리가 커서 기침을 해도 뱉어낼 수 없다면 즉시 119에 신고한다. 목을 감싸 쥐면서 얼굴빛이 파래지고 기침도 못하는 상황이라면 기도가 완전히 막힌 것.
입을 벌렸을 때 걸린 음식이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와 있다면 조심스럽게 뽑아낸다. 그러나 끝 부분만 살짝 보이는 것을 손가락 등으로 잡아 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손끝이 음식물을 잘못 건드려 오히려 깊이 밀어 넣을 수 있기 때문.
음식물을 토하게 한다고 손가락을 목구멍에 집어넣는 것도 위험하다. 이미 기도 깊이 넘어간 음식물은 구역질로 토해낼 수 없다.
의식을 잃고 호흡이 멈춘 경우에는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피를 돌게 해 혈액에 남아 있는 산소를 최대한 뇌로 보내기 위한 것. 심폐소생술을 계속하면서 20분 내로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김승호 교수,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곽영호 교수,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송근정 교수)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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