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작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너에게 묻는다 중)로 ‘연탄 시인’이라고도 불리는 안도현 시인은 연탄불 가는 게 일이었던 유년시절을 회고했다. ‘너나없이 연탄을 때던 시절에는 창고 가득 연탄이 쟁여 있으면 마치 큰 부자가 된 듯 그렇게 든든할 수 없었다.’
소설가 이씨는 어린 시절 행상을 나간 부모님이 단속에 걸려 돌아오지 못한 어느 겨울밤의 공포를 녹여주던 연탄불의 기억을 되살린다.
‘다음날 아침 일찍 어머니가 돌아오셨다. 부엌 한가운데 빈 화덕을 놓고 둘러앉아 있던 우리들의 공포에 질린 얼굴을 내려다보시던 어머니. 슬픔에 목이 멘 채 어머니는 불을 얻으러 가셨다. 지난밤 우리가 겪었던 공포와 배신감과 서러움의 응어리가 어머니가 들고 오신 그 연탄불에 서서히 녹아 내렸다.’
김 장관은 수배를 당해 쫓기던 1970년대, 가족이 연탄가스를 마셨던 아찔한 기억을 털어놓았다. 드라마 작가 노희경씨는 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가 연탄불에 구워 드시던 고구마를 떠올리며 그리움을 되새겼다.
이 밖에 지하 600m 막장에서 겪은 생생한 체험(이동섭 대한석탄공사 감사), 연탄장사를 하는 아버지를 도와 연탄을 나르다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맞닥뜨린 일(출판편집인 김지호) 등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 책의 수익금은 6월 발족한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이사장 변형윤)에 보내져 저소득 가정과 북한으로 연탄을 보내는 일에 쓰인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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