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상·하류층이 모여 사는 마을의 모습을 제대로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선비촌은 당초 올해 6월 개촌 예정이었으나 위탁 운영할 민간업체 선정 문제와 마무리 조경공사 등으로 늦어져 이번에 문을 열게 됐다.
영주시는 사업비 164억원을 들여 1997년부터 순흥면 청구리 일대 1만7000여평에 기와집과 초가집, 누각 등 76채의 전통가옥과 부대시설 등을 갖춘 선비촌을 조성했다.
한편 선비촌과 같은 날 개관식을 갖는 인근 ‘소수박물관’에는 연안 김씨 만취당파 장손인 김종국(金鍾國·62)씨가 기증한 문중 유물 1만여점을 비롯해 각종 문화재와 민속자료 등 2만800여점이 전시된다.
▽시설 및 개촌 행사=조선시대 상류 및 중류 계층의 기와집 15채와 하류층의 초가집 13채가 골고루 배치돼 있다. 이들 전통가옥에는 장롱, 병풍, 문갑, 사발, 수저 등 전통 생활용품들이 갖춰져 있다.
또 선비촌 내에는 강학당과 정자, 누각, 원두막, 물레방아간 등이 재현돼 있다. 특히 저자거리에는 산채와 한우요리 등을 맛볼 수 있는 토속음식점과 대장간이 있으며 은장도와 문방사우 제작 시연, 줄타기 공연 등이 펼쳐지고 관광객은 새끼 꼬기와 가마니 짜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낮 12시반부터 저자거리에서 열리는 개촌식에는 지신밟기, 고유제, 줄타기, 판소리 공연, 가야금 4중주, 전통무용 등이 다채롭게 선보인다. 또 개촌 행사로 23일부터 26일까지 전통혼례 재현, 순흥(조선시대 영주의 명칭)부사 행차놀이, 한시 백일장 등이 이어진다.
영주시 황영회(黃永會·52) 문화재담당은 “개촌식은 판소리와 춤 등 조선시대 선비들이 즐기던 문화행사를 중심으로 펼쳐지며 선비촌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 연예인 초청과 현대식 공연 등은 배제했다”고 말했다.
▽운영은 어떻게=입장료는 선비촌과 소수서원, 소수박물관 등 3곳을 묶어 어린이(만 6∼12세) 1000원, 청소년 2000원, 어른 3000원이다. 기와집 7채와 초가집 5채에서는 관광객들이 숙박을 하며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하루 숙박료는 2인실 2만∼4만원, 4인실 4만∼5만원 등인데 일반인들의 숙박은 다음달 초부터 가능하다. 숙박시설에는 별도로 샤워장과 현대식 화장실 등이 마련돼 있다.
관광객들은 선비촌 내에서 취사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주로 저자거리의 식당가에서 식사를 하게 되는데 도시락 반입은 허용된다.
또 전통 줄타기 공연과 투호놀이, 그네뛰기, 널뛰기, 팽이치기 등을 즐길 수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저자거리 상가 운영권과 입장료 수입 3분의 1을 갖는 운영업체인 ㈜길원개발이 많은 관광객들이 오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선비촌이 전국적인 명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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