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소규모 지방대 간의 통합 논의는 있었지만 규모가 큰 국립대들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통합 논의 어떻게 되나=충북대 관계자는 21일 “신행정수도 등 중부권 발전 방향에 맞춰 지난달 중순부터 두 대학이 통합 논의를 벌여 기본 통합 방향에 합의, 10월 초 양해각서를 교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대학은 22일 교육인적자원부와 통합 방향의 문제점과 사후 처리방안 등을 협의한 뒤 10월 13일까지 두 대학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지역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충남, 충북지사와 대전시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통합조정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두 대학은 원활한 통합 진행을 위해 사전에 자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통합추진 계획안에 대한 교수 학생 동문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의미와 전망=이들 대학의 통합 추진은 몸집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거점 국립대도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교육부도 대학간 통합과 유사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강력히 유도하고 2009년까지 대입정원 9만5000명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 박백범 고등교육정책과장은 “지역의 거점 대학끼리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국립대 통합이 성공할 경우 다른 지역의 대학은 물론 사립대 통합 논의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대는 정보통신 생명공학, 충남대는 기초과학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통합 대학이 출범할 경우 대학별 교육과정 특성화 등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충남대와 충북대의 대학원생을 포함한 재학생 수가 각각 2만5000여명, 1만8000여명이고 전임교수도 각각 800명 정도다.
그러나 학과 통폐합이나 구조조정 등 난제가 많아 통합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충북대가 6월 청주과학대 등과 통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이 반대해 무산된 적이 있다.
충북대 관계자는 “상호 신의성실의 원칙에 기초해 통합하자는 기본 원칙만 세웠다”며 “구체적인 학과 통폐합, 학생수 감축 등 구조조정 방안과 캠퍼스 운영계획은 앞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 사례는=4년제 국립대 통합은 1996년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가 부경대로 통합한 사례가 유일하다. 1995년에는 경상대가 2년제인 통영수산전문대를, 2001년에는 공주대가 2년제 공주문화대를 흡수 통합했다.
현재 경남의 경상대와 창원대가 2006학년도부터 통합 대학이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목표로 통합을 추진 중이다. 부산대와 밀양대도 지난달 중순부터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 순천대 목포대 등 광주 전남지역 5개 대학이 2010년까지 연합대학을 구성키로 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