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공학대학원 테크노경영 최고위과정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날 강연의 주제는 ‘21세기 국제화를 위한 제언’.
원 교수는 유창한 한국말로 “이제는 ‘한국을 사랑하는 미국인’이 미국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1971년 연세대 영문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이 대학 국제대학원 원장을 비롯해 한미교육위원단 단장 등 국제화와 관계있는 일을 해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원 교수는 “‘우리’ 한국에서는 밖으로 나가는 일방적 국제화만 빠르게 진행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대도시의 유명대학부터 시골의 단과대까지 한국인 학생과 교수가 없는 곳이 없다”며 “그러나 한국의 대학에서 외국인 학생과 교수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 본교 전임교수 700여명 중 87%가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전임교수 중 외국인은 단 한 사람뿐”이라고 덧붙였다.
원 교수는 “지금까지 국제화가 ‘우물 안 개구리’를 면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추세였기 때문에 우리 우물 안으로 외국 개구리가 들어온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정신적인 문제가 크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이 21세기에 당면한 국제화의 과제는 버스노선 영문안내, 외국인 신용카드 발급 및 휴대전화 가입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강연 내내 원 교수는 “한국을 아주 떠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내년 여름도 한국에서 보낼 생각이고…. 무엇보다 120년 세월을 어떻게 잊어버릴 수 있겠어요.”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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