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찰에 따르면 전 서울 강남경찰서 부(副)청문감사관 A경위와 전 방범과 풍속담당 B경사는 2001년 10월부터 12월까지 3차례 관내 유흥업소 대표인 C씨에게서 500만원 안팎씩의 향응을 제공받았다.
A씨 등은 또 C씨를 통해 2002년 1월부터 강남구 역삼동의 한 대형 안마시술소에 수억원을 투자한 뒤 매달 배당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지난해 말부터 안마시술소 영업이 부진해지자 C씨에게 “지분을 포기할 테니 8억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이들의 무리한 요구에 시달린 C씨는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검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검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이 자체 감사를 실시해 혐의 내용을 일부 확인했다. 경찰은 13일 이들을 파면 조치하고,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직무 고발했다.
그러나 A씨 등은 감찰 조사에서 “평소 친한 선후배 사이여서 향응을 제공받았을 뿐 대가성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혐의 내용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는 A씨 등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일선서의 청문감사관실은 경찰관들의 자체 비리 등을 감찰하는 부서이며, 방범과(현 생활안전과)는 관내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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