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해에 떠 있는 섬 모양이 반달을 닮았다고 해서 분교 학생들은 ‘반달섬 아이들’로 불린다.
선생님 4명에 전교생이 6명에 불과한 초미니 학교가 지난 1학기 국내 미술대회를 잇따라 휩쓸어 화제다.
이 학교는 5월 소년한국일보 주최로 열린 제45회 전국미술대회에서 전교생 8명이 최고상을 비롯해 금상, 은상, 동상을 받았다. 전국에서 무려 12만3000여명이 참가한 대회에서 거둔 쾌거다. 당시 대회 때는 전교생이 8명이었지만 이달 초 2명이 대전으로 전학을 갔다.
분교 학생들의 수상 경력은 이 뿐 아니다. 4월 목포 개나리꽃 축제 그림그리기대회에서 8명 모두 입상했고 5, 6월 목포MBC와 우리은행이 각각 주최한 대회에서도 참가자 모두가 상을 탔다.
학원에 다녀본 적도 없고 과외수업 한번 받아보지 않은 아이들이 어디서 그림솜씨를 배웠을까.
때 묻지 않은 동심을 하얀 도화지에 펼치도록 해 준 사람은 지난해 9월 부임한 서영혜 교사(55·여)였다.
서 교사는 봄이면 학생들을 데리고 들판의 야생화를 찾아 나섰다. 여름에는 해변을 거닐고 가을엔 오색단풍이 우거진 산에 올라 수채화를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색채감을 익히도록 했다.
4학년인 김혜빈양(11)은 “학원도 없고 놀이터도 없어 학교가 끝난 뒤에도 선생님과 함께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시간을 보낸다”면서 “그림대회 출전을 위해 선생님과 바깥나들이에 나설 때가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서 교사는 “산과 바다를 보면서 자연의 순수함을 간직한 때문인지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 색감이 밝고 화사하다”면서 “도화지가 넉넉지 않아 한번 그린 도화지를 버리지 않고 뒷면에 다시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을 볼 때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