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위 ‘농약 요구르트’…대구공원 사망-복통 수사

  • 입력 2004년 9월 25일 01시 15분


대구 중구 달성공원 벤치에 놓여 있던 요구르트를 마신 60, 70대 노인들이 숨지거나 복통 증세를 일으킨 사건(24일자 A25면 참조)을 수사 중인 대구 중부경찰서는 요구르트병에 원예용 살충제로 쓰이는 농약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24일 밝혔다.

또 대구 달서구 두류동 두류공원에서도 이달 초 같은 종류의 요구르트를 마신 3명이 복통 증세를 일으켰던 것으로 밝혀져 이번 사건은 불특정 다수를 노린 계획적인 범행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이달 초 달성공원에서 요구르트를 마셨다가 복통을 일으켰던 김모씨(76)로부터 “50대 남녀가 앉아 있다 떠난 벤치에 요구르트가 놓여 있어 일행이 나눠 마셨는데 잠시 후 여자가 다시 나타나 음료를 누군가가 마신 것을 보고는 재빨리 등산로를 벗어나 비탈길을 내려갔다”는 진술을 이날 확보, 일단 이 50대 남녀를 용의자로 보고 쫓고 있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19일 달성공원 벤치에 있던 요구르트를 마시고 숨진 전모씨(63)의 위 내용물과 주삿바늘 자국이 있는 요구르트병 1개에서 원예용 살충제로 쓰이는 ‘메소밀’이라는 농약성분이 검출됐다”는 구두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이에 앞서 9일 오후 6시40분경 이모씨(67) 등 청소인부 3명이 두류공원 도서관 부근 벤치에 놓여 있던 요구르트를 마신 뒤 복통 등의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달성공원에서는 숨진 전씨 외에도 5일과 9일 4명의 노인이 벤치에 놓여 있던 요구르트를 마신 뒤 복통과 구토 증세를 보였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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