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나눔활동 대상 노숙자서 탈북자까지 확대

  • 입력 2004년 9월 30일 18시 33분


무료 진료 헌혈 홈스테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와 사찰들이 늘고 있다. 광림교회가 지난달 26일 마련한 ‘한가위 외국인 근로자 위로잔치’에 참석한 근로자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 광림교회
무료 진료 헌혈 홈스테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와 사찰들이 늘고 있다. 광림교회가 지난달 26일 마련한 ‘한가위 외국인 근로자 위로잔치’에 참석한 근로자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 광림교회
경제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교회와 사찰들이 불우이웃에게 눈을 돌려 사랑을 실천하는 곳이 늘고 있다. 나눔과 베풂의 대상은 장애인, 노숙자, 노인, 외국인 근로자뿐 아니라 탈북자로 확대되고 있다. 지원방법도 무료 급식 등 경제적 지원에서부터 의료지원, 헌혈, 홈스테이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교회는 매월 둘째 주 일요일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무료 진료와 법률 상담, 머리 손질 해주기 등의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추석을 앞두고 외국인 근로자 170여명을 교회로 초청해 내과 치과 한방 등 20개 분야의 무료 진료와 레크리에이션 등의 행사를 가졌다. 광림교회는 또 장애어린이를 위해 미술치료 음악치료 수영 등 적응 프로그램을 매일 방과 후에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 60여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달 22일 ‘불우이웃돕기 한가위 큰잔치’를 갖고 2000여명에게 20kg짜리 쌀 2포대와 라면 1상자씩을 선물했다. 이날 나눠준 물품은 2억여원어치다.

교회나 사찰의 규모와 상관없이 사랑과 자비는 나누면 커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행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 두레교회는 교회 건물 없이 달서구 상인동 영남고 건물을 빌려 예배를 보고 있지만 대구지하철역 노숙자들을 위해 매월 한 차례 무료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교회 예산의 50%를 구제 및 장학사업을 위해 쓰고 있다.

대구 남구 대명5동 청룡사는 대지 35평, 건평 15평에 신도 100여명의 작은 절이지만 매주 토요일 아침 대구역 노숙자 100여명에게 무료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청룡사는 또 대구 경북지역 노인 2500여명을 초청해 7일 오후 2시 대구시민회관에서 경로위안 문화예술제를 갖는다.

천주교 경기 시흥시 신천성당은 23일 탈북자 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교육받고 있는 탈북자 53명을 초청해 신자 가정에서 홈스테이하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탈북자들은 이틀간 신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장보기, 은행 업무처리 등 남한 사회 적응에 필요한 일들을 익힐 예정이다.

불교 조계종은 소속 사찰들에서 외국인 노동자 지원활동을 펴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종단 차원에서 외국인상담지원센터를 설치해 법률상담 의료지원 한글교육 등의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현재 외국인 노동자 지원활동을 펴고 있는 사찰로는 서울의 조계사(몽골인 법회 및 한글 교육)와 봉은사(의료 지원), 경기 부천시 석왕사(의료 봉사와 쉼터 제공), 전남 보성군 대원사(한빛외국인노동자센터 운영) 등이 있다.

불교 천태종도 의료봉사단을 구성해 종단 내 사찰들을 돌아가며 매월 한 차례 무료 진료 봉사를 하고 있다. 한 사찰에서 평균 70∼100명의 노인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사랑을 직접 실천하는 헌혈 행사를 갖는 곳도 있다. 천주교 광주 서구 금호동성당은 설립 10주년을 기념해 ‘사랑의 헌혈 1000명 참여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30일 현재 신자 192명이 헌혈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못 되지만 신도 늘리기 등 기존의 교세 확장사업에서 벗어나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려는 노력으로 교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김차수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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