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公)교육의 추락한 위상을 이보다 잘 보여 주는 사례는 없을 것이다. 물론 교사들이 자녀를 유학 보내는 것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 교사이기 이전에 한 개인의 권리로서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갈수록 꼬여만 가는 교육문제에서 교사 자녀 유학이 갖는 상징성이다. 교사들은 누구보다 이 나라 교육 형편을 꿰뚫고 있는 ‘교육전문가’이다. 이들 집단에서 자녀 해외유학이 많다는 것은 초중고교 등 공교육과 대학교육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기대치가 그만큼 낮다는 것을 반영한다. 현장 교사들마저도 신뢰하지 못하는 학교교육이 바로 우리 공교육의 현실인 것이다.
공교육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정부는 입시제도를 바꿔 교육문제를 해결하려는 낡은 시도에 더는 매달리지 말라. 그렇게 여러 번 입시제도를 바꿨어도 교육문제는 악화됐지 않은가. 교육수요자의 선택권 확대가 핵심이다. 과감한 교육개방을 통해 외국의 우수교육기관들이 국내에 들어오도록 해서 국민의 선택 여지를 늘려 주어야 한다.
교사평가제도 정착시켜야 한다. 사회운동이나 집단이기주의에 매몰된 교사보다는 ‘학생을 잘 가르치는 교사’가 인정받고 존경받게 해야 한다. 우리는 무역으로 벌어들인 소중한 달러를 엄청난 유학비용으로 한목에 털어 넣는 나라다. 이 답답한 현실을 타개할 돌파구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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