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초기 혼란스러웠던 새 시스템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안정을 찾아 가는 모습이다. 서울시가 ‘성공작’이라고 자평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배차시간 등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는 등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새 시스템 평가 ‘대체로 만족’=시행 초기 폭발 직전까지 갔던 시민들의 불만이 점점 긍정적인 평가로 바뀌는 분위기다. 무료 환승시스템 도입으로 돈을 아낄 수 있고 중앙버스전용차로제의 실시로 버스 이용객의 출퇴근 시간도 많이 단축됐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서대문구 서대문로터리 부근 회사까지 버스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김석규씨(36)는 “종전엔 1250원(카드 요금 650원 2번에 환승할인 50원 적용)이 들었지만 지금은 무료 환승으로 900원(기본요금 800원+10km 이상으로 100원 추가)만 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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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유영숙씨(56·경기 용인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 도입으로 용인시에서 종로5가까지 오는 데 50분밖에 안 걸린다”며 만족해 했다.
또 서울시 조사 결과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실시 이전(6월) 출근 시간대 평균 시속이 11km에 불과하던 도봉-미아로의 버스 속도는 9월에는 평균 19.2km로 74.5%가 빨라졌다.
▽사고율과 이용자 수=교통사고 건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 7월 1일부터 8월 말까지 버스 관련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9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78건에 비해 26.3%가 줄었다. 특히 중상자나 사망자는 지난해에 비해 각각 39.6%, 60.0% 감소했다.
버스 이용자 수는 늘었다. 올해 8월 버스 이용자는 하루 414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374만여명보다 10.6%가 늘었다.
도쿄와 베이징, 하노이, 홍콩 등 서울시의 새 교통시스템을 ‘벤치마킹’하려는 외국 도시 관계자들의 방한도 잇따르고 있다.
▽종합 평가=시민들이 전반적으로는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지만 불만도 적지 않다. 바뀐 노선에 대한 홍보 및 안내가 충분치 않아 노선 문의 전화가 여전히 하루 300여통에 이른다. 환승 할인이 안 되는 경기도나 인천 시민들의 불만도 해결 과제다. 버스 정기권에 대한 할인제가 아직 없고 버스 도착 안내 시스템도 미비하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朴用薰) 대표는 “서울시가 성공작이라고 자평하고 있다지만 매달 300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아직까지 승용차 이용자들을 버스로 유인해 내지는 못하고 있다”며 “새 시스템에 대한 종합 평가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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