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제자 사랑 끝이 없어라”

  • 입력 2004년 10월 6일 2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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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에서는 두 교사의 제자사랑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주변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대전 둔산여고에 재직하던 이길선 교사(49·여)는 지난달 18일 지병으로 사망했다.

25년간 교직에 몸담으며 수학을 담당했던 이 교사는 수업시간에도 수학 이외 독서의 필요성 등 책 이야기를 유독 강조했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이 교사는 숨을 거두면서 “교단에 더 있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 학생들을 위해 뭔가를 남기고 싶다”는 말을 가족들에게 전했다.

가족들은 부의금 중 1000만원을 학교측에 전달했고, 학교측은 이 교사의 뜻을 살려 기탁금으로 900여권의 책을 구입해 학교도서관에 ‘이길선 문고’ 코너를 만들었다.

이창기 교감(60)은 “고인이 남긴 책을 읽는 학생들의 눈빛이 유독 초롱초롱하다”며 “고인도 하늘나라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유성구 송강중 채운표 교사(53·국어)는 7년 째 청소년 공부방 겸 주민독서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최근에야 알려졌다.

채 교사가 만든 독서실은 자신이 사는 송강동 청솔아파트 관리사무소 안으로 30여평. 1997년 관리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67석의 개인 독서대와 2800여권의 장서를 갖췄다.

방과 후 독서실로 달려가 학생지도와 주민들에게 책을 대여하는 게 채 교사의 큰 기쁨이다. 지금까지 이곳을 이용한 연 인원은 5만 여명에 이를 정도. 채 교사의 뜻이 알려지자 가정주부 등 38명이 자원봉사를 자처했다.

채 교사는 “학생과 주민들의 실생활에 독서실이 이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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