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등급제 논란]“개인 실력차… 고교등급제 안했다”

  • 입력 2004년 10월 8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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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가 8일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가 2005학년도 대입 1학기 수시모집에서 고교간 차이를 전형에 일부 반영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해당 대학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 대학은 “교육부의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대학의 선발 자율권을 침해하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고려대=이 대학은 “고교등급제를 한 적도, 할 계획도 없다”며 “교육부 발표는 최소한의 입학선발 자율권마저 말살하고 민족 사학의 명예를 침해하는 유감스러운 처사”라고 강력 반발했다.

염재호 기획예산처장은 “부풀려진 고교 내신과 학생 수 차이에서 나타나는 석차 차이를 공정히 보정하기 위해 보정치를 적용한 것을 고교등급제로 확대해석한 것은 비약”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인문계 28개 고교성적 비교
학교 점수
강남 A고: 70.7
강남 B고: 68.3
관악 A고: 67.4
강서 A고: 66.9
도봉 A고: 64.2
강서 B고: 57.4
구로 A고: 54.7
용산 A고: 54.5
중랑 A고: 53.7
송파 A고: 53.4
강북 A고: 52.5
은평 A고: 51.8
종로 A고: 51.8
은평 B고: 50.9
은평 C고: 50.8
영등포 A고: 49.4
송파 B고: 49.2
동대문 A고: 49.1
용산 B고: 48.9
중구 A고: 48.7
용산 C고: 48.7
종로 B고: 47.5
강남 C고: 47.3
강서 C고: 47.0
송파 C고: 46.4
관악 B고: 45.4
마포 A고: 44.3
중구 B고: 44.2
2001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특수목적고 제외, 일부 구는 평가 대상서 제외).

예컨대, 학생 수가 50명인 학교와 500명인 학교의 1등을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과목별 재적생 수 등을 고려한 보정치를 적용했다는 것.

고려대는 이 보정치가 전체 성적에서 차지한 비중도 최대 2%에 불과했고 지역별 보정치의 평균 편차도 1만분의 2 정도로 미약했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수시전형에서 부풀려진 내신과 서류평가 비중보다는 수험생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측정하는 논술의 비중을 크게 늘렸다”며 “내신성적 평가 전에 모든 수험생이 논술을 치르도록 해 출신고교에 의해 차별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덧붙였다.

▽연세대=백윤수 입학처장은 “1학기 수시모집에서 나타난 합격자의 지역별 편차는 개인 학업능력의 종합평가에 의한 것이지 지원자의 출신지역을 참작한 결과가 아니다”고 교육부 발표를 부인했다.

이어 백 처장은 “대학이 학생의 실력과 능력을 평가할 때 어떤 환경에서 공부해 왔는지를 보는 것은 당연하다”며 “개별 고교의 학력 정보를 이용하는 것은 등급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연세대는 이날 반박자료에서 “교육부는 우리 학교가 지원학생들의 고교 특성이 학생 개인의 학업능력과 관련 있다고 판단한 것이 대학의 자율권을 벗어난 것이라고 보느냐”고 항의했다.

연세대는 또 “수시모집 전형의 기준과 절차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고교와의 정보 공유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이 대학은 “학력 차에 의한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적이 없고 강남지역 고교를 우대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전체 선발인원을 보면 총 355명 중 강남 36.1%, 비강남 17.4%, 지방 26.2%, 특목고 20.3%로 분포한다”고 설명했다.

이화여대는 또 “올해 1학기 수시모집에서 강남 합격자가 예년보다 높았는데 이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불확실성 때문에 강남의 상위권 여학생들이 대거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동숙 입학처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학생의 선발권은 대학에 있어야 한다”며 “대학의 평가방식에 대해 계속 의혹을 제기할 경우 대학별 본고사 등 자체 개발 전형자료로 전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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