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前김제군수 정희운씨 “한우 120마리 키워 연소득 1억”

  • 입력 2004년 10월 10일 2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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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김제 군수 정희운씨(70) 부부의 요즘은 현직 시절 못지않게 분주하다.

정씨는 고희의 나이에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부부 단 둘이서 한우 120마리를 길러 한 해 1억이 넘는 수입을 올리는 ‘성공한 농부’. 지금은 ‘김제지평선축제 제전위원장’까지 맡아 하루해가 짧다.

고향 마을인 전북 김제시 죽산면 오성리에서 동천농산을 운영하는 정씨가 소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1996년부터.

“1995년 당시 여당이던 민자당 후보로 차출돼 민선 김제시장 선거에 떼밀리듯 출마했지요. 퇴직금을 다 날렸고 낙선했습니다. 6개월간 두문불출하다가 농협에서 3000만원을 대출받아 고향 야산을 개간하고 축사를 지었습니다.”

농대 출신으로 1963년 부안에서 농촌지도직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33년 동안 공직에 몸담아 순창 김제군수와 전북도 농림수산국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내가 직접 농부로서 성공 사례를 보여주자”는 꿈도 작용했다.

지금은 한해 40여 마리의 새끼를 직접 받고 웬만한 주사는 직접 놓을 만큼 소에 관한 한 전문가 수준. 그가 기른 소는 대부분 1등급 판정을 받았고 3년 전에는 육우 챔피언으로 뽑히기도 했다.

농장이 자리를 잡으면서 지평선축제 제전위원장을 4년째 맡아 오고 있고 고향 선후배들을 모아 1인당 나무 100그루씩을 심자며 ‘백수(百樹)회’를 조직해 이끌고 있다.

부인 김정자씨(63) 남편과 함께 소를 기르면서도 30여년동안 잡은 붓을 놓지 않았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입선하고 전북 서예대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을 지낸 그는 8∼14일 전북예술회관에서 서예와 문인화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자녀들이 ‘우리도 내려와 소 키우고 싶다’고 합니다. 나이 들어서도 자신의 일을 갖고 지역에도 봉사할 수 있으니 이만하면 행복한 귀거래(歸去來) 아닌 가요.”

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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