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포커스 피플/전주대사습놀이 학생 무용 장원 윤하영

  • 입력 2004년 10월 10일 2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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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춤사위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무용가가 되고 싶어요.”

초등학교에 다니던 1995년부터 한국 전통무용을 배우고 있는 인천 계산여고 2학년 윤하영양(17)은 ‘타고난 춤꾼’으로 통한다. 지금까지 20여 차례나 전국 대회를 휩쓰는 등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

윤 양은 지난해 5월 동아일보사가 주최한 제33회 동아무용콩쿠르에서 학생부 한국무용 전통부문 금상을 차지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신인 등용문인 이 대회에서 가장 어린 나이로 출전해 최고상을 거머쥔 것.

지난달에는 전통예술에 대한 기량을 펼치는 무대인 제22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 전국대회에서도 무용부문 장원에 올랐다.

윤 양이 선보인 춤은 민속무용 중요무형문화재(제97호) 기능보유자인 이매방(李梅芳)류의 살풀이.

‘나쁜 기운인 살을 푼다’고 해서 이름이 부쳐진 이 춤은 ‘액(厄)을 제거한다’는 뜻도 가진 즉흥무용. 흰 치마저고리를 입고 흰 수건을 들고 춤을 춰 수건 춤이라고도 불린다.

한국 무용가들이 ‘정중동(靜中動)의 아름다움이 극치를 이루는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춤사위’로 평가하는 살풀이를 여고생인 윤 양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살풀이를 추다보면 느리게 거닐다가 수건을 떨어뜨린 뒤 두 손으로 공손하게 들어올리는 동작이 있습니다. 떨어진 수건은 사람을 해치는 귀신의 나쁜 기운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시 주워 드는 동작은 기쁨과 행운의 표현이지요.”

윤양은 전통 무용이 발 디딤새와 손동작 등 선(線)이 곱기 때문에 서양의 발레보다 아름다운 춤이라고 생각한다.

윤 양의 취미는 영화감상. 평소 친구들과 코믹한 영화를 즐겨보지만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와 ‘춘향뎐’, ‘취화선’ 등 고전물도 빼놓지 않고 관람했다.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 전통가락과 4계절의 아름다운 풍경이 어우러져 연출되는 장면을 감상할 수 있고,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서 중 하나인 한(恨)의 의미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는 것.

춤 동작에 감정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웠다는 윤 양은 “한국의 전통을 계승하는 게 자랑스럽고, 내 선택을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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