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4시반경 시화호 방조제(길이 12.7km) 배수갑문에서 북동쪽으로 5km 떨어진 호수 한가운데에 돌고래 한 마리가 누군가 쳐놓은 불법그물에 걸려 숨져 있는 것을 안산항공환경감시단 양창호 단장(39)이 발견했다.
이 돌고래는 국제 멸종위기종인 쇠돌고래과 수컷 ‘상괭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20년생 이상으로 추정되며 길이 170cm, 무게 70kg이었다. 이 돌고래는 죽은 지 4∼5일가량 지났으며 부패가 진행되면서 물 위로 떠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시화호 인근 주민들은 “최근 수년간 시화호에서 돌고래 같이 생긴 물고기를 종종 목격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진짜 돌고래인 상괭이인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상괭이는 연안에 사는 돌고래 가운데는 가장 흔한 종류. 수심이 얕은 서해와 남해 연안 섬 사이에서 주로 분포하고 있으며 새우류와 각종 어류를 가리지 않고 먹는다. 특히 민물에서도 서식이 가능해 한강과 금강 등에서도 발견된 적이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김장근(金場根) 고래연구센터장은 “상괭이는 특정한 수질 등에서만 서식하는 환경지표동물은 아니다”며 “시화호에 해수가 유통되면서 먹이를 찾아 배수갑문을 드나들다가 어망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안산=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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