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에 근무하는 A경위는 2일 “대통령과 만나게 해 주지 않으면 청와대를 폭파하겠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오자 즉시 관할서인 서울 종로경찰서 상황실에 ‘긴급상황’을 알리는 전화를 걸었다.
이후 종로서는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20여분 만에 협박전화를 건 유모씨(50)를 붙잡았다. 이 일로 11일 유씨 검거에 수훈을 세운 종로서 소속 경사 2명은 경위로, A경위는 경감으로 특진하는 영예를 안게 됐다.
하지만 경찰 내부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A경위가 특진 대상자에 포함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경찰관들은 “오히려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불만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웃기는군…” “일선에서는 이런 것보다 더 힘들고 신속한 조치를 매일 수건씩 합니다”고 적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인사과 관계자는 “테러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 통의 전화도 소홀히 않고 신중하게 처리해 협박범을 검거하는 등 대형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 것은 전체 경찰의 모범이 될 만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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