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大측 “고교 학력차 반영해야”

  • 입력 2004년 10월 12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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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총학생회 임원들이 12일 고교간 학력차를 입시에 반영한 것을 항의하는 자리에서 김한중 부총장(왼쪽)이 “2학기 수시모집에서는 교육부가 지적한 부분을 2학기 전형에서는 제외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박영대기자
연세대 총학생회 임원들이 12일 고교간 학력차를 입시에 반영한 것을 항의하는 자리에서 김한중 부총장(왼쪽)이 “2학기 수시모집에서는 교육부가 지적한 부분을 2학기 전형에서는 제외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박영대기자
고교간 학력차 반영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가 18일경 발표될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에 학력 차이를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2학기 수시모집 전형을 시행 중인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2학기 수시 전형에서는 학력차를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서울대 “본고사 금지도 재검토해야”=서울대 김완진(金完鎭) 입학관리본부장은 12일 평화방송(PBC)의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최근 대입에서의 학력차 반영 논란과 관련해 “2008학년도 입시안에 고교 학력 차이를 반영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학생을 선발해 보면 특수목적고와 일반고뿐만 아니라 강남과 비강남, 심지어 강남 내에서도 고등학교간에 학력 차이가 뚜렷하다”며 “고교간 학력차를 인정하고 이를 제대로 평가할 방법을 찾아야지 덮어두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본고사 재도입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교육인적자원부의 대입 개선안을 지켜보겠다”며 “교육부의 ‘3불(不) 정책’ 중 우리 정서상 아직 이른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고교등급제와 본고사 금지조항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대입 개선안에 이런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일 뿐”이라며 “서울대가 독자적으로 2008학년도부터 고교등급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학교간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고교의 학력 수준이나 입학 성적 등 학교별 차이에 관한 데이터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고교별 서울대 입학실적은 부작용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르면 내년부터 공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이화여대, “2학기 수시에선 학력 차이 배제”=연세대 김한중(金漢中) 행정대외부총장은 이날 총학생회장 등 학생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1학기 수시모집에서 지적받은 어떤 방법도 2학기 수시 전형에는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장은 “1학기 수시에서 고교별 특성이 반영됐다는 지적을 받은 기초서류평가(15점)를 제외시키고 전공교수들이 평가하는 종합서류평가(5점)의 성적을 20점 만점으로 환산해 2학기 전형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장은 “사회적 파장과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 때문에 교육부가 지적한 부분을 전형에서 제외한 것이지 학교측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연세대는 당초 예정대로 13일 면접구술 대상자를 3배수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화여대도 이날 ‘2학기 수시모집에 대한 입장’이란 자료를 내고 “아직 시행되지 않은 고교추천특별전형(250명)에서 고교간 학력 차이를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2학기 수시 전형에 고교추천특별전형, 외국어우수자특별전형 등 5개 전형이 남아 있으나 고교추천특별전형을 제외한 4개 전형은 원래 고교별 특성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화여대는 “300명을 뽑는 고교성적우수자전형 등 2개 전형은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어 이들 전형을 재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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