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총장 “대학이 학생선발권 가져야”

  • 입력 2004년 10월 12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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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운찬(鄭雲燦·사진) 총장은 12일 최근의 ‘고교간 학력차 반영’ 논란과 관련해 “대학이 학생 선발을 위한 자율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회가 자꾸 대학에 돌을 던지면 학문발전도, 사회에 대한 기여도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총장은 “현재 고교에 등급을 매겨 서열화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전제한 뒤 “일부 사립대가 고교간 학력차를 입시에 반영한 것은 입시 변별력을 갖기 위한 고민 끝에 나온 고육지책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본고사를 금지하는 교육부의 ‘3불(不) 정책’이 법적으로 규정된 것이라면 대학이 당연히 제재를 받아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재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입시와 관련해서는 “특기자전형, 지역균형선발전형을 계속 유지할 것이며 내년에는 확대 실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일부 본고사 선발 필요성이 제기된 것에 대해선 아직 논의한 바는 없으나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변별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한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정 총장은 “과거에는 돈 받고 학생이나 교수를 선발하는 대학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요즘은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대학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사회가 대학을 믿고 너그럽게 지켜봐 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재능 있는 아이들을 일찍부터 사회가 교육해 주지 않고 고교 평준화를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고교 평준화의 재검토를 거듭 주장하기도 했다.

정 총장은 “서울대가 과거에 비해 세계에서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며 “향후 서양사, 동양사, 국사 등 역사 3과 통합 등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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