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초등학교 지원준비]학부모들이 말하는 장단점

  • 입력 2004년 10월 13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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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이 좋을까.’ 사립 초등학교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려면 아이를 사립학교에 보낸 학부모들에게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이 좋다. 사립학교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사립학교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3학년 자녀를 둔 김모씨(38·서울 동작구 흑석동)는 “아이가 학교에서 장구, 스포츠댄스 등을 배우기 때문에 영어학원 한 곳에 보내는 것 외에 따로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 있다”며 “시험이나 평가 등을 엄격히 시행하는 편이어서 중학교에 가서도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쉬운 점으로 동네 친구를 따로 사귀기 힘든 것을 꼽았다.

6학년 자녀를 둔 임모씨(37·여·서울 도봉구 방학동)는 “저학년 때는 아이가 글자 한 획을 어떻게 긋는지까지 교사가 신경을 쓰면서 세심하게 지도해 준다”며 “교사가 아이의 일기장 등을 통해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알려 줘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임씨는 “원어민 교사에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데다 계절마다 스케이트, 수영 수업 등을 실시해 아이가 다양한 체험을 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면서도 “그렇지만 사교육비를 줄이는 효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1년에 4번 시험을 치르고 ‘수우미양가’가 적힌 성적표를 발송해 아이의 성적을 정확히 알 수 있다”며 “경시대회에 참가하는 경우가 많아 공립학교에 비해 학습량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씨가 염려하는 점은 아이가 중학교에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여부.

임씨는 “교사들의 높은 관심과 보호 속에서 지내다 중학교에 가서 딱딱한 학교 분위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많이 봤다”며 “공립학교 아이들에 비해 나약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1학년 자녀를 둔 박모씨(38·여·서울 양천구 목동)는 “특기 적성 수업을 하는 날은 오후 3시, 보통 때는 오후 2시에 집에 오기 때문에 맞벌이 엄마에게는 도움이 된다”면서도 “스쿨버스가 구역을 빙빙 돌아가느라 등교시간이 40분이나 걸려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이 고역”이라고 말했다.

5학년 자녀를 둔 최모씨(39·여·서울 강북구 수유동)는 “학교 시설이 깨끗하고 교사들이 학생 한명 한명에 대해 관심이 매우 많은 것 같다”며 “영어 시간에도 원어민 교사와 담임교사가 함께 들어와 한 반을 두 그룹으로 나눠 소단위로 지도하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부유층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만큼 위화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씨는 “방학 때 해외로 어학연수나 여행을 가는 학생들이 많아 아이가 자기도 보내 달라고 말할 때면 속상하다”고 털어놓았다.

사립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2학년이 된 자녀를 둔 학부모 안모씨(42·여·서울 마포구 성산동)는 “놀이처럼 수업을 진행해 아이가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다”며 “학교가 원칙을 갖고 일관성 있게 교육을 실시하고 학생들에게 자율성을 키워 주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안씨는 “사립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로 아이가 특권 의식을 가지지 않을까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3학년 자녀를 둔 이모씨(43·여·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학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만큼 학교에 대한 기대가 높았는데 사립학교에도 정체된 교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실망한 적도 있다”며 “무조건적인 환상은 갖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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