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사립대는 고교 내신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고교간 학력차를 반영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일단 논술이나 면접 등의 비중을 더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대학은 수시모집 폐지까지 거론하고 있다.
▶‘대학 본고사’ 부활 논란 (POLL)
서강대 김영수(金英秀) 입학처장은 “전형의 틀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고교간 학력차 문제가 있긴 하지만 1차적으로 논술고사를 통해 실력을 살피고 심층면접을 통해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우수 인재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외국어대 김종덕(金鍾德) 입학처장은 “‘내신 부풀리기’가 존재하는 한 새로운 전형방법을 고안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본고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면접 구술 논술시험 등에서 변별력이 있는 문제 출제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이기태(李基太) 입학처장은 “수시모집을 없애거나 본고사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며 “큰 틀은 유지하되 현재의 고교간 학력차를 전형 과정에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양대 최재훈(崔在薰) 입학관리실장은 “전공 적성검사로만 전형하는 수시 1단계 모집에 내신을 일부 반영하는 방안 등 여러 안을 검토 중이나 내신 부풀리기 때문에 난감하다”며 “일단 2008학년도 대입안이 확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고교간 학력차 반영 불가 원칙을 거듭 표명하고 있는 것도 이들 사립대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고려대 이정석(李正錫) 입학관리팀장은 “교육부와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전형방법에 세부적인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고교간 학력차에 따라 차등 부여하던 점수 폭을 좁히는 방법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지원 학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수시 1학기 모집을 아예 폐지하자는 논의가 지난해부터 대학들 사이에 있어 왔다”며 “고교등급제 논란을 계기로 폐지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관계자도 “우수한 학생들을 ‘입도선매’하려는 목적으로 사립대가 수시모집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 그런 맥락에서 고교간 학력차도 반영한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과 같은 비난과 의혹이 이어진다면 수시모집을 없애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성균관대 현선해(玄宣海) 입학처장도 “이런 상황이라면 수시모집이 많이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고, 동덕여대 김병일(金炳一) 교무처장은 “수시 1학기 선발 인원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각 대학이 올해 11월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2006학년도 대입 전형방식을 제출하면 대교협은 이를 취합해 내년 초 발표한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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